제목 : 숲과 바다를 기억하다 (비움갤러리 기획 3인전)
작가명 : 목지윤, 오성민, 이병진
전시기간 : 2019-08-20(화) ~ 2019-09-01(일)
관람시간 : 11:00~19:00 (일요일 ~ 16:00)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오프닝 : 2019-08-23(금) / 18:00
장소 : 비움갤러리 / 서울 중구 퇴계로36길 35 B1
문의 : 070-4227-0222 (beeumgallery@gmail.com)
기획의도 (비움갤러리 대표 김상균)
오늘도 사람들은 숲과 바다를 찾는다.
그리고 숲과 바다를 기억한다.
숲의 기억은 처음 인간이 태어나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바다의 기억은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 오래된 기억들이 반복된 시간의 흐름 속에 무심결에 기대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 기억들이 살갗에 묻혀 있어 나도 모르게 숲으로 바다로 찾아가려는 것은 아닐까.
기억들 속에 숲과 바다가 나에게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기억들을 만들고 찾는 일은 반복되어지고, 지금도 마음은 숲으로 바다로 찾아서 달려가고 있다.
숲속 여행자 (목지윤)
여러 모양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이루어진 숲을 보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얽히고설켜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길고 짧은 직선과 곡선들이 만나 서로를 지탱해주고 보호해 주기도 하는 반면 서로를 찌르며 아프게도 한다. ‘나’는 나의 삶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다른 이들의 삶의 이야기에서의 한 부분이고, 그들도 내 이야기에서는 그저 한 부분이다. 나와 타자가 만나고 관계를 맺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가고 있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물음은 내 자신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던져진 이 세계에서 우연처럼 만나 관계하는 타인들로부터 만들어진 기억이 어떠한 흔적을 남기는가에 대하여 작업을 하고자 한다.
풀, 가지, 이파리, 숲은 내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잊고 있었던 추억, 그날의 기분, 냄새와 풍경, 얼굴들과 같은 소중한 대상들을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소재이다. 숲을 바라보면서 느낀 나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여러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그림에 표현고자 한다.
일상 속에서의 숲은 나에게 있어 안식처이자 수많은 기억들을 생생하게 나타내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기억 속의 여러 이야기들을 다시 만나고 숲 속이라는 공간에 내 이야기를 담고, 버리고 숨기기도 한다. 그 감정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 훌훌 털어버리고 나는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듯 그 숲을 떠난다.
‘밤의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오는 완전히 어둡지도 그렇다고 밝지도 않은 찰나의 순간
가시적인 존재들이 불분명한 형태가 되는 모호한 경계의 시간에서 복잡하고 낯선 세상은 자유롭고 친숙해진다. 경계는 없고 서로 어우러지고 스며든다.’
Null (오성민)
흰종이 위에 선을 긋는다.
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이 위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선들로 가득 찬다.
그 와중에 어긋난 선은 지우개로 지운다.
하지만 지워진 자리에는 선 자국과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위에 또 선을 긋는다.
흰종이 위에 선이 그어지듯이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를 형성해 나간다. 경험은 시간 흐름에 따라 내면에 침식된다.
어긋난 선이 그렇듯 삶에서 지울 수 없는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말하지 못하고 가슴 깊숙이 잊고 싶은 기억, 이러한 기억은 회피하거나 타인이 알아차릴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
‘두려움. 또 다시 반복할까란 두려움.’
‘없었던 일처럼 잊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은 일상에서 많은 기억을 덮어두고 산다. 불현듯 덮어 두었던 기억이 찾아올 때면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불안정한 기억 일수록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기억을 잊고 현실에 만족한 채 살아간다고 하여도 지우개로 지운 것과 같이 흔적을 남기게 되고 지우려는 행위 또한 다른 흔적을 재생산 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실재하는 행위 없이 흔적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흔적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원인이자 현실의 그림자이다.
인간 내면에 각인 되어지는 기억에 흔적을 고찰하는 ‘Null’ 작업은 내면 영역에 희미하게 남겨진 잔재를 사진으로 재현 하였고 기억에 흔적을 표현하고자 필름 위에 스크래치를 내어서 형상화 하는 재연 방식을 택하였다. 본인은 스크래치 행위를 통해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흔적을 의식의 표면 위로 끌어올려 과거를 되짚어 보고 기억을 붙들며 잊지 않으려는 것이다.
마음이 기억하는 한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엔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차츰 수평선, 작은 섬큰 배가 앞만 보고 달리고 옹기종기 제자리걸음을 하는 작은 배
부서지는 파도와 잔잔히 흐르는 파도, 모래와 조약돌 낚시꾼들의 텅 빈 바구니와 선창가에서 그물을 다듬는 부부다정히 해변가를 걷는 연인들 뒤로 혼자 걷는 여인갯벌에 박힌 대나무가 세월의 흐름처럼 천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득‘나는 왜 바다를 보러 다닐까?’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한참을 아무 대답도 못하다가 넋두리처럼 내뱉은 후 다시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냥 바다가 좋아서이지!”
그 후 1년 동안 동쪽으로, 서쪽으로, 남쪽으로 부지런히 다니며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수없이 바라본 바다는 항상 제자리에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바라본 바다와 타인의 바다와 무엇이 다를까?’똑같은 바다이니 다를 게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제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의 대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이 한 장의 사진을 만나기 위해 1년 동안 바다를 다녔고,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소중함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항상 제자리에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한 분
오직 다섯 남매만을 위해 이 땅에 오신 神이랄까요?
전 이 사진에서 우리 다섯 남매를 보았고 바로 저 바다는 ‘어머니’이셨습니다.
작가명 : 목지윤, 오성민, 이병진
전시기간 : 2019-08-20(화) ~ 2019-09-01(일)
관람시간 : 11:00~19:00 (일요일 ~ 16:00)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오프닝 : 2019-08-23(금) / 18:00
장소 : 비움갤러리 / 서울 중구 퇴계로36길 35 B1
문의 : 070-4227-0222 (beeumgallery@gmail.com)
기획의도 (비움갤러리 대표 김상균)
오늘도 사람들은 숲과 바다를 찾는다.
그리고 숲과 바다를 기억한다.
숲의 기억은 처음 인간이 태어나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바다의 기억은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 오래된 기억들이 반복된 시간의 흐름 속에 무심결에 기대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 기억들이 살갗에 묻혀 있어 나도 모르게 숲으로 바다로 찾아가려는 것은 아닐까.
기억들 속에 숲과 바다가 나에게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기억들을 만들고 찾는 일은 반복되어지고, 지금도 마음은 숲으로 바다로 찾아서 달려가고 있다.
숲속 여행자 (목지윤)
여러 모양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이루어진 숲을 보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얽히고설켜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길고 짧은 직선과 곡선들이 만나 서로를 지탱해주고 보호해 주기도 하는 반면 서로를 찌르며 아프게도 한다. ‘나’는 나의 삶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다른 이들의 삶의 이야기에서의 한 부분이고, 그들도 내 이야기에서는 그저 한 부분이다. 나와 타자가 만나고 관계를 맺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가고 있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물음은 내 자신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던져진 이 세계에서 우연처럼 만나 관계하는 타인들로부터 만들어진 기억이 어떠한 흔적을 남기는가에 대하여 작업을 하고자 한다.
풀, 가지, 이파리, 숲은 내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잊고 있었던 추억, 그날의 기분, 냄새와 풍경, 얼굴들과 같은 소중한 대상들을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소재이다. 숲을 바라보면서 느낀 나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여러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그림에 표현고자 한다.
일상 속에서의 숲은 나에게 있어 안식처이자 수많은 기억들을 생생하게 나타내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기억 속의 여러 이야기들을 다시 만나고 숲 속이라는 공간에 내 이야기를 담고, 버리고 숨기기도 한다. 그 감정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 훌훌 털어버리고 나는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듯 그 숲을 떠난다.
‘밤의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오는 완전히 어둡지도 그렇다고 밝지도 않은 찰나의 순간
가시적인 존재들이 불분명한 형태가 되는 모호한 경계의 시간에서 복잡하고 낯선 세상은 자유롭고 친숙해진다. 경계는 없고 서로 어우러지고 스며든다.’
Null (오성민)
흰종이 위에 선을 긋는다.
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이 위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선들로 가득 찬다.
그 와중에 어긋난 선은 지우개로 지운다.
하지만 지워진 자리에는 선 자국과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위에 또 선을 긋는다.
흰종이 위에 선이 그어지듯이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를 형성해 나간다. 경험은 시간 흐름에 따라 내면에 침식된다.
어긋난 선이 그렇듯 삶에서 지울 수 없는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말하지 못하고 가슴 깊숙이 잊고 싶은 기억, 이러한 기억은 회피하거나 타인이 알아차릴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
‘두려움. 또 다시 반복할까란 두려움.’
‘없었던 일처럼 잊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은 일상에서 많은 기억을 덮어두고 산다. 불현듯 덮어 두었던 기억이 찾아올 때면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불안정한 기억 일수록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기억을 잊고 현실에 만족한 채 살아간다고 하여도 지우개로 지운 것과 같이 흔적을 남기게 되고 지우려는 행위 또한 다른 흔적을 재생산 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실재하는 행위 없이 흔적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흔적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원인이자 현실의 그림자이다.
인간 내면에 각인 되어지는 기억에 흔적을 고찰하는 ‘Null’ 작업은 내면 영역에 희미하게 남겨진 잔재를 사진으로 재현 하였고 기억에 흔적을 표현하고자 필름 위에 스크래치를 내어서 형상화 하는 재연 방식을 택하였다. 본인은 스크래치 행위를 통해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흔적을 의식의 표면 위로 끌어올려 과거를 되짚어 보고 기억을 붙들며 잊지 않으려는 것이다.
마음이 기억하는 한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엔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차츰 수평선, 작은 섬큰 배가 앞만 보고 달리고 옹기종기 제자리걸음을 하는 작은 배
부서지는 파도와 잔잔히 흐르는 파도, 모래와 조약돌 낚시꾼들의 텅 빈 바구니와 선창가에서 그물을 다듬는 부부다정히 해변가를 걷는 연인들 뒤로 혼자 걷는 여인갯벌에 박힌 대나무가 세월의 흐름처럼 천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득‘나는 왜 바다를 보러 다닐까?’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한참을 아무 대답도 못하다가 넋두리처럼 내뱉은 후 다시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냥 바다가 좋아서이지!”
그 후 1년 동안 동쪽으로, 서쪽으로, 남쪽으로 부지런히 다니며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수없이 바라본 바다는 항상 제자리에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바라본 바다와 타인의 바다와 무엇이 다를까?’똑같은 바다이니 다를 게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제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의 대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이 한 장의 사진을 만나기 위해 1년 동안 바다를 다녔고,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소중함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항상 제자리에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한 분
오직 다섯 남매만을 위해 이 땅에 오신 神이랄까요?
전 이 사진에서 우리 다섯 남매를 보았고 바로 저 바다는 ‘어머니’이셨습니다.